Econstory

경제 이론과 현실의 괴리? (친구와의 논쟁)

월리v 2017. 10. 9. 13:51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중인 친구와 논쟁이 붙었다. 그의 주요 논점은 다음과 같다.


1. 정부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실제 경제 이론과는 상관없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p*라는 경제적으로 optimal한 정책이 있을 때, 실제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저 다른 time constraint나 정치적인 이유 등에 의해서 정책을 결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현실은 경제학 이론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2. 혹은 경제학 이론은 현실을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는 이를 "Theorist"와 "Empiricalist"의 관점 차이로 여겼고, 이것이 empiricalist가 필요한 이유라고 하였다.


문장 그 자체는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경제학적 사고의 부재로 밖에 볼 수 없으며, 사실 소위 '비주류경제학자'들의 주장들과 비슷한 맥락에 있는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경제 이론이란, 1. 어떤 경제현상이 있을 때, 2. 그 현상을 움직이는 유인들이 무엇인지 탐구하며, 3. 그 유인들이 정책으로 실현되었을 때 다시 현실에서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인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예시를 들어보자.


A는 시험을 앞두고 성적을 잘받고 싶어한다. 그는 주어진 남은 시간동안 공부를 할 수도 있고, 그저 게임을 하며 놀 수도 있다. 경제학 이론이란, 시험 성적(균형)은 공부하는 시간(positive incentive)과 그로 인한 기회비용이 일치하는 곳에서 형성된다는 것을 설명한다. (정확히는 1분 더 공부할 때의 오를 성적의 marginal utility = 1분 더 놀 때의 marginal utility가 성립하는 곳.)


그리고 Empirical research는 여러 데이터들을 통해 실제로 '공부시간' 과 '성적' 간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이고, 경제학 이론에 바탕하여 이것이 causality가 있다고 주장하게 된다.


여기서 누군가가 보통 사람들은 먹고 살기위해 일하는 시간에 대한 constraint 도 존재한다라고 주장한다면 이것은 하나의 이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 누구도 실제 A라는 사람이 몇 시간 공부할 것인가를 예측하거나, 얼마만큼 공부해야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저 A가 얼마나 공부하면 어느정도 성적이 나올 것인지 예측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경제학자들은 Coase의 정리를 이용하여, Greenhouse effect를 완화할 강력한 도구로써 Cap and Trade를 제안하였다.


많은 국가들은 참여하였지만, 가장 큰 Greenhouse gas 배출국에 속하는 미국, 일본, 캐나다 등에서는 아직도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수준이다.


세계전체와 다음 세대의 모든 Surplus를 생각한다면, 모두가 Cap and trade에 참여하는 것이 First-best인 것은 경제학 이론상으로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여러 정치적인 이유나 당장의 이익을 위해 참여하지 않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이 예시가 경제학 이론을 거스르는가? 그렇지 않다. 경제학 이론은 그저 "무엇이 First Best인지"에 대한 제시와 "몇몇 나라에서 참여하지 않았을때의 효과"는 예상할 수 있어도, 각각의 국가가 어떤 constraint에서 어떤 식으로 정책 결정을 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는 없다.